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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냉전의 장벽 붕괴

  1961년 8월, 베를린을 가르는 장벽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4층 아파트 창문조차 봉쇄당한 간호사 '이다 지크만(Ida Siekmann)'은 서베를린 쪽 창밖으로 이불을 던진 뒤 몸을 날렸다. 소방관들이 미처 안전 매트를 펴기도 전이었다. 이송 도중 그녀는 사망했다. 생일 하루전이었다. 그녀는 장벽이 낳은 첫 번째 희생자다. 이후 그녀의 집은 헐렸고, 그 자리에는 182km에 달하는 견고한 콘크리트 벽이 들어섰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흐른 뒤에도 장벽은 여전히 누군가의 꿈을 가로막고 있었다. 조종사와 배우를 꿈꾸던 청년 '크리스 귀프로이(Chris Gueffroy)'는 군 장교가 되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대학 진학이 좌절되자 탈출을 결심했다. 1989년 2월, 그는 친구와 함께 운하를 건너 마지막 울타리에 도달했다. 스웨덴 총리의 방문으로 발포 명령이 중지되었다는 소문을 믿었으나, 그것은 비극적인 오보였다. 경비병들의 총성이 울려 퍼졌고, 귀프로이는 가슴에 두 발의 총탄을 맞고 친구 옆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렇게 그가 장벽에서 총탄에 쓰러진 마지막 희생자가 되었다. 함께했던 친구는 체포 직전 자신의 신분증을 장벽 너머로 던졌다. 이름만이라도 먼저 자유를 찾길 바랐던 그는 훗날 서독 정부의 '정치범 석방 거래(Freikauf)'를 통해 진짜 자유를 얻게 된다. 4명의 국경수비대는 국경수비대장 상을 수상했고 150 동독 마르크의 상금까지 받았다. ​ 1989년 11월 9일 오늘, 그 장벽이 허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