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하를 눈앞에 두고
오다 노부나가는 일본의 절반을 쥐고 있었다. 최강의 라이벌을 그해 봄에 꺾었고, 통일이 눈앞이었다.
아케치 미쓰히데는 십사 년을 곁에서 섬긴 가신이었다. 귀족 문화에 밝았고, 싸움에도 능했다.
🔥 함부로 대하다
노부나가는 그를 가장 믿었고, 그래서 가장 함부로 대했다.
연회에서 손님들 앞에 미쓰히데의 머리를 짓눌렀다. 대머리라고 조롱했다.
미쓰히데가 야카미성을 항복시키며 적장의 목숨을 약속했다. 노부나가는 그 약속을 무시하고 적장을 죽였다. 보복으로, 적진에 인질로 가 있던 미쓰히데의 어머니가 죽었다.
이에야스 접대를 맡겨놓고는 생선 냄새가 난다며 그 자리에서 내쳤다. 미쓰히데가 차린 음식은 해자에 버려졌다.
단바의 영지를 거두고, 아직 정복하지도 못한 땅을 대신 주었다.
⚔️ 적은 혼노지에 있다
1582년 6월, 노부나가는 미쓰히데에게 서쪽 전선 지원을 명했다. 미쓰히데는 일만 삼천을 이끌고 길을 나섰다.
그는 서쪽으로 가지 않았다. 군사를 교토로 돌렸다.
노부나가는 교토에 있었다. 부하들을 모두 전선으로 보낸 터라 곁에는 백오십 명뿐이었다. 늘 묵던 절 혼노지에 무방비로 머물렀다.
6월 21일 오늘 새벽, 일만 삼천이 혼노지를 에워쌌다. 함성을 듣고서야 반란임을 알았다.
🩸 불 속에서
절에 불이 붙었다. 노부나가는 안으로 물러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마지막으로 한 일은 시신을 감추는 것이었다. 제 머리가 미쓰히데의 손에 들어가 효수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시신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 십삼 일
미쓰히데가 교토를 쥐었다.
어느 가문도 그의 편에 서지 않았다. 사위의 집안마저 등을 돌렸다. 서쪽의 히데요시가 적과 급히 화친하고 이백 킬로미터를 돌아왔다. 열사흘째, 미쓰히데는 야마자키에서 패했다.
패주하던 그날, 농민의 손에 죽었다. 죽창에 찔렸다고 전한다.
그의 천하는 열사흘이었다.
🕯️ 남은 것
배신은 주인을 불 속에서 죽였고, 배신자는 열사흘 만에 들판에서 죽었다. 둘 다 시신은 온전하지 못했다.
천하는 히데요시에게 굴러갔다. 함부로 대한 자도, 칼을 든 자도, 끝내 천하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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