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2년 6월 16일, 경고가 울리다
1962년 6월 16일, 잡지 《뉴요커》에 한 편의 글이 실렸다. 해양생물학자 레이철 카슨이 쓴 《침묵의 봄》의 첫 연재였다. 사람들은 그날을 미국 환경운동이 시작된 날로 기억한다.
카슨은 한 우화로 글을 열었다. 미국 어딘가의 평범한 마을. 봄이 왔으나 새가 울지 않았다. 닭이 알을 품어도 깨어나지 않았고, 사과나무에 꽃이 피어도 벌이 오지 않아 열매가 맺히지 않았다. 아이들이 들에서 쓰러졌다. 마을은 죽음의 침묵에 잠겼다. 그 침묵을 부른 것은 역병도, 마법도 아니었다. 사람들이 제 손으로 뿌린 농약이었다.
카슨은 그것이 우화가 아니라 곧 닥칠 현실이라고 했다. DDT. 2차 세계대전이 낳은 강력한 살충제. 단 한 번 뿌려도 수백 종의 벌레를 죽였고, 비에 씻겨도 흙과 물에 남아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갔다. 벌레를 먹은 새의 알껍데기가 얇아졌고, 새가 사라진 봄은 고요했다. 그는 인간이 자연을 향해 벌이는 전쟁이 결국 인간 자신을 향한 전쟁이라고 적었다.
화학업계는 분노했다. 한 농무장관은 아이도 없는 노처녀가 왜 유전 문제에 그리 매달리느냐 물으며, 그가 공산주의자일 것이라 했다. 카슨은 연재가 끝나고 채 2년이 지나기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쉰여섯이었다.
☠️ 그 사이, 한 섬에서
카슨이 경고하던 그 무렵, 플로리다의 한 섬에서는 그의 우화가 천천히 현실이 되고 있었다.
메릿섬. 대서양에 면한 염습지였고, 검은 깃털을 가진 작은 참새가 그곳에만 살았다. 검은등바다참새. 다른 바다참새보다 짙은 빛깔에, 그 섬에서만 들리는 고유한 노래를 가진 새였다.
1957년, 소련이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자 미국은 우주센터를 지을 땅을 찾았다. 메릿섬이 낙점되었다. 문제는 모기였다. 모기를 없애려 사람들은 그 습지에 DDT를 뿌렸고, 늪을 물에 잠그고 둑으로 막았다. 카슨이 책에서 가리킨 바로 그 농약이, 카슨이 일하던 분야의 한복판에서 뿌려지고 있었다.
살충제는 새의 알을 갉았고, 침수는 둥지를 지웠다. 고속도로가 습지를 갈랐고, 사탕수수밭과 유전이 남은 땅을 먹었다. 새가 살 곳의 십분의 구가 사라졌다. 수천 마리가 수백으로, 수백이 수십으로 줄었다.
🪶 여섯 마리, 그리고 하나
1975년을 끝으로, 암컷이 더는 보이지 않았다.
1980년, 지구에 남은 검은등바다참새는 여섯 마리뿐이었다. 모두 수컷이었다. 사람들은 그 여섯에게 다리에 채운 띠의 색으로 이름을 붙였다. 파랑, 초록, 주황, 빨강, 하양, 노랑. 암컷이 없으니, 순종 새는 다시 태어날 수 없었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마지막 새들을 붙잡아 다른 아종 암컷과 교배시켰다. 잡종이라도 남기려는 안간힘이었다.
마지막 새들이 옮겨진 곳은 뜻밖에도 디즈니월드의 한 섬이었다. 멸종을 앞둔 새가, 사람들의 놀이동산 한쪽 보호구역에서 마지막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1986년 봄, 그 가운데 한 마리만 남았다. 주황 띠를 단 수컷, 오렌지밴드. 한쪽 눈이 멀어 있었다.
🌑 1987년 6월 17일, 침묵
오렌지밴드는 오래 버텼다. 참새로서는 드물게, 여덟 해를 넘게 살았다. 한쪽 눈으로 세상을 보며, 제 종족이 하나씩 사라지는 것을 끝까지 지켜본 마지막 새였다.
1987년 6월 17일 오늘, 오렌지밴드가 죽은 채 발견되었다.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한 마리의 죽음으로, 한 종족 전체가 지구에서 영영 사라졌다. 그 섬에서만 울리던 노래도 함께 사라졌다. 다시는 누구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
사람들은 언젠가 되살릴 수 있을까 하여 그의 심장과 간을 얼려 두었다. 몸은 박물관의 알코올 병 속에 담겼다. 그러나 암컷이 없으니, 그 냉동된 심장이 다시 뛸 날은 오지 않는다.
🕯️ 우화가 현실이 되었을 때
카슨이 경고한 지 꼭 스물다섯 해였다.
그는 1962년 6월의 그 글에서, 새가 울지 않는 침묵의 봄을 우화로 그렸다. 사람들은 그것을 지나친 상상이라 비웃었다. 그러나 1987년 6월, 그 우화는 한 마리 새에게 글자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검은 참새가 사라진 메릿섬의 봄은, 이제 정말로 그 새의 노래 없이 고요하다.
카슨은 인간이 자연과 벌이는 전쟁이 곧 자신과의 전쟁이라 했다. 오렌지밴드의 침묵은 그 말의 증거다. 우리가 모기를 없애려, 우주로 나가려, 길을 내려 한 일들이, 한 종족의 노래를 영원히 지웠다.
가장 두려운 것은 이것이다. 그 침묵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카슨의 우화는 여전히, 지금도, 어느 습지에서 조용히 되풀이되고 있다.
검은등바다참새. 다른 바다참새보다 짙은 검은 깃털을 지녔고, 염습지의 풀줄기에 둥지를 틀고 곤충과 거미를 먹었다. 수컷은 풀 끝에 앉아 특유의 거친 노래를 불렀다. 서식지 파괴와 DDT로 수가 줄어, 1987년 6월 마지막 새 '오렌지밴드'의 죽음과 함께 영영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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