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을 온전히 허락한 나의 유일한 사랑에게,
우리가 서로를 향해 품고 있는 이 사랑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확실히 알고자 진심으로 애타게 청하오.
나를 향한 당신의 온전한 마음을 내게 확인해 주는 일은 내게 절대적으로 필요하오.
내가 이토록 간절히 답을 구하는 이유는 벌써 1년이 넘도록 당신이라는 사랑의 화살에 맞아 가슴앓이를 하고 있음에도, 과연 내가 당신의 마음속에서 안전한 자리를 차지했는지, 혹은 실패했는지 여전히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오.
이 불확실함 때문에 나는 요즈음 당신을 내 진정한 연인이라 부르지 못하고 있소.
당신이 나를 향해 오직 평범하고 일시적인 감정만을 품고 있다면, 그 지위는 당신에게 걸맞지 않기 때문이오.
하지만 만약 당신이 나를 향해 진실한 연인이자 친구로서의 도리를 다하기로 굳게 결심하고, 당신의 몸과 마음을 오직 나 한 사람에게만 온전히 바치기로 약속해 준다면, 나 역시 약속하겠소.
나는 당신에게 '나의 유일한 연인'이라는 이름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내 마음과 생각과 애정 속에서 당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여성을 깨끗이 지워버리고 오직 당신만을 나의 유일무이한 동반자로 섬길 것이오.
그러니 이 거친 편지에 대해 부디 명확한 답변을 보내주시오.
내가 앞으로 어느 정도의 선에서, 그리고 어떤 희망을 품고 이 관계를 이어가야 할지 알 수 있도록 말이오.
만약 당신이 글로 답하는 것이 곤란하다면, 우리가 직접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라도 정해 알려주시오.
온 마음을 다해 당신의 답변을 기다리겠소.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당신의 뜻에 따를 이의 손으로."
'H.R.(Henricus Rex)'
👑 오직 한 여자만을 위해 조국의 종교까지 바꾸며 영원을 맹세했던 남자, 잉글랜드 국왕 헨리 8세가 앤 불린에게 보낸 격정의 구애였다.
그러나 이 불같은 사랑은 역사상 가장 잔혹한 배신으로 화했다.
🩸편지가 쓰인 지 채 10년도 지나지 않은 1536년 5월 19일 오늘 아침, 앤 불린은 런던탑 단두대 위에 올랐다.
⚔️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변심한 왕이 그녀에게 간통과 반역의 누명을 씌워 사형대에 올린 것이다.
"영원히 당신의 것"이라며 사랑을 애원하던 남자가 5월 19일 그녀에게 건넨 마지막 선물은, 그녀의 목을 칠 프랑스 검객의 서늘한 칼날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웠던 고백은 그렇게 단두대 위에서 가장 차가운 파국으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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