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오늘로 이곳에 온 지 벌써 여러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곳의 시간은 바깥세상과는 다르게 흐르는 것 같습니다.
6월의 햇살은 따뜻하지만, 병실 안의 공기는 차갑고 무겁기만 합니다.
어제는 전선에서 기차 한 대가 통째로 부상병들을 싣고 도착했습니다.
그들은 참호 속에서 며칠을 굶고 싸우다 온 탓인지, 사람의 형체라기보다 진흙 덩어리에 가까웠습니다.
우리는 밤을 꼬박 새워 그들의 상처를 닦아냈습니다.
어떤 병사는 다리를 잃었고, 어떤 병사는 눈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육체의 상처보다, 옆에서 함께 싸우다 죽어간 전우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인 것 같습니다.
제 손은 붕대를 감느라 감각이 무뎌졌고, 옷에서는 소독약 냄새가 가실 날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내 손을 잡고 건네는 가냘픈 미소를 볼 때마다, 저는 제가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지만, 저는 마지막 한 명의 병사가 일어설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모두의 평화를 빌며,
1915년 6월 10일, 프랑스 '생 발레리 앙 코'에서 마리온 올림.
출처: 마리온 맥쿤 라이스Marion McCune Rice의 서신(1915), 브래틀보로 역사협회 및 미국 국립기록관리청(National Archives)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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