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소녀 🌹
1912년, 로마의 부유한 가톨릭 가정에서 한 소녀가 태어났다. 아버지는 바티칸의 의사였고, 어머니는 딸을 곱게 키웠다. 클라라 페타치. 가족은 그녀를 클라레타라고 불렀다.
클라레타는 어릴 적부터 한 남자의 사진을 벽에 붙여두었다. 신문에서 오려낸 그 얼굴은 검은 셔츠를 입고 턱을 치켜든 채 군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또래 소녀들이 영화배우를 동경할 때, 클라레타는 그 사람을 사랑했다. 시를 썼고, 편지를 썼다. 부치지 못한 편지들이 서랍에 쌓여갔다.
운명의 도로 위에서 🚗
1932년 봄, 스무 살의 클라레타는 약혼자와 어머니, 동생과 함께 차를 타고 오스티아 해변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빨간색 알파로메오 한 대가 빠르게 추월해 지나갔다. 운전석의 남자가 누구인지 알아본 순간, 클라레타는 비명을 질렀다.
"그분이에요!"
차를 세우게 했고, 떨리는 손으로 자작시를 건넸다. 그는 미소를 지었다. 마흔아홉 살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보다 조금 어린 나이였다.
그 만남으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베네치아 궁전의 오후 🕊️
몇 해 뒤, 클라레타는 공군 중위와 결혼했다. 그러나 결혼은 오래가지 못했다. 1936년경부터 그녀는 매일 오후 베네치아 궁전을 찾았다. 수상의 집무실이 있는 곳. 시알라 델로 초디아코, 황도십이궁의 방이라 불리는 그 공간에서 그녀는 그를 기다렸다.
그에게는 아내가 있었다. 다섯 명의 자녀가 있었다. 그리고 무수한 다른 여자들이 있었다 — 유대인 지식인 정부, 외국인 기자, 시골 처녀까지. 그러나 클라레타는 다른 여자들과 달랐다. 그녀는 정치를 원하지 않았다. 권력을 원하지 않았다. 돈도, 명예도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직 한 사람을 원했다.
일기장에는 그가 자신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이 적혔다. 영도자가 두려워하는 것들. 늙어가는 몸. 독일 사람에 대한 불안. 잠 못 이루는 밤. 군중 앞에서는 결코 보일 수 없는 얼굴들이 그녀 앞에서는 드러났다.
전쟁의 그늘 🌑
1940년, 이탈리아가 전쟁에 뛰어들었다. 수령은 빠른 승리를 약속했지만, 그리스에서 패배했다. 북아프리카에서 패배했다. 러시아에서 얼어 죽었다. 시칠리아에 연합군이 상륙했다.
1943년 7월, 그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산꼭대기 호텔에 갇혔다고. 클라레타는 무너졌다. 그러나 9월에 독일군이 그를 구출했고, 그는 북부의 호숫가 마을로 옮겨져 새로운 정권의 수반이 되었다. 이름뿐인 정권. 독일이 조종하는 인형의 자리.
가족들은 클라레타에게 스페인으로 떠나라고 권했다. 안전한 곳으로. 그녀는 거절했다. 가르다 호수 근처의 작은 빌라로 옮겨가 그를 기다렸다. 그가 부르면 갔다. 그가 침묵하면 편지를 썼다.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어요."
자매에게 보낸 편지에 그렇게 적었다. 서른두 살이었다.
마지막 도주 🚙💨
1945년 4월. 모든 것이 끝나가고 있었다. 빨치산들이 북부를 장악했고, 연합군이 진격해 오고 있었다. 영도자는 스위스로 탈출하려 했다. 독일군 호송대에 섞여, 군용 외투를 뒤집어쓰고.
클라레타는 따라갔다. 가족도 함께였다. 코모 호숫가의 길은 4월 햇살에 빛나고 있었지만, 그녀는 보지 못했을 것이다. 동그라라는 작은 마을에서 빨치산들이 차량을 멈춰 세웠다. 검문이 시작되었다.
독일군 외투 아래 숨은 얼굴이 발각되었다.
빨치산들은 클라레타에게 말했다 — 당신은 가도 좋소. 우리가 잡으려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오.
그녀는 거절했다. 그의 곁에 남겠다고 했다.
빌라 벨몬테의 담장 앞에서 🥀
4월 28일 오후. 줄리노 디 메체그라라는 마을의 작은 별장 앞. 돌담 옆에 두 사람이 세워졌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총구가 겨누어진 순간 클라레타는 그의 앞으로 몸을 던졌다.
"그분을 쏘면 안 돼요!"
그러나 총성은 울렸다. 그녀가 먼저 쓰러졌는지, 그가 먼저 쓰러졌는지는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두 사람이 함께 그곳에 누웠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서른세 살이었다. 열세 살에 사진을 처음 벽에 붙인 이후로, 스무 해가 흐른 뒤였다.
로레토 광장 ⚰️
다음 날, 두 사람의 시신은 밀라노로 옮겨졌다. 로레토 광장의 한 주유소. 분노한 군중 앞에서, 시신들은 천장 들보에 거꾸로 매달렸다. 그녀의 치마가 흘러내려 다리가 드러나려 하자, 한 빨치산이 다가와 허리띠로 옷을 묶어주었다고 전해진다. 광기의 한복판에서, 누군가는 죽은 여자의 마지막 품위를 지켜주려 했다.
그녀의 옆에 매달린 남자.
검은 셔츠를 입었던 사람. 군중을 향해 발코니에서 외치던 사람. 로마 제국의 부활을 약속했던 사람. 한 시대의 이데올로기를 자신의 이름으로 만들었던 사람.
베니토 무솔리니. 일 두체.
스무 해 전 도로 위에서 한 소녀가 시를 건넸던 그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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