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의 사과나무는 단순한 나무를 넘어 '과학적 영감'의 상징이 되어 전 세계로 뻗어 나갔다. 이 나무들은 원조 나무(Mother Tree)에서 가지를 꺾어 접붙이는 삽목(揷木) 방식으로 번식되었기에, 유전적으로는 300년 전 뉴턴이 보았던 그 나무와 완전히 동일한 '클론'들이다.
1. 전 세계에 얼마나 퍼져 있을까?
뉴턴의 고향인 영국 링컨셔주 '울즈소프 마이너(Woolsthorpe Manor)'에 있는 원조 나무는 1816년 폭풍우로 쓰러졌으나, 뿌리가 살아남아 다시 자라나 지금도 그 자리에 있다. 1600년대 중반에 심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는 현재 약 400세에 가까운 고령이다. 여기서 유래한 후손들은 전 세계 수백 곳에 퍼져 있다.
영국의 캠브리지 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뉴턴의 모교), 국립물리연구소(NPL), 왕립학회 등 주요 과학 기관과 미국, NIST(국립표준기술연구소), MIT, 버지니아 대학교 등.
그리고 아시아에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일본(도쿄 대학교), 중국 등뿐만 아니라 심지어 2010년, 영국 출신의 우주비행사 피어스 셀러즈는 뉴턴의 사과나무 조각(나무 시료)을 가지고 NASA의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에 탑승했다. 무중력 상태에서 사과나무 조각이 둥둥 떠다니게 함으로써, 뉴턴의 중력 법칙을 역설적으로 기념했다.
2. 한국에 온 '뉴턴의 사과나무' 에피소드
한국에도 이 귀한 손님이 와 있다.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교정에 있는 나무가 그 주인공이다.
한미 과학 외교의 일환으로 1978년, 미국 연방표준국(NBS, 현 NIST)이 창립 77주년을 기념하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이 나무의 3대손을 기증했다.
당시 이 나무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국가적 보물' 대우를 받았다. 검역 과정에서 병충해 우려로 소각될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과학계의 노력으로 무사히 안착했다.
3. 재밌고 엉뚱한 에피소드들
🍏 "맛은 정말 없다"
뉴턴의 사과나무 품종은 '플라워 오브 켄트(Flower of Kent)'라는 아주 오래된 품종이다. 현대의 단 사과처럼 개량된 종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먹어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매우 시고, 푸석푸석하며, 요리용(파이 등)으로나 쓸 법한 맛"이라고 전한다.
🍏 도둑맞은 사과와 '중력' 시험
대학 교정에 심어진 사과나무들은 시험 기간만 되면 수난을 겪는다. "이 사과를 먹으면 뉴턴처럼 천재가 된다"거나 "시험을 잘 본다"는 속설 때문에 학생들이 몰래 사과를 따가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중력을 발견한 나무에서 떨어진 사과를 먹으면 점수도 중력처럼 바닥으로 떨어질 것($g = 9.8m/s^2$)"이라며 농담 섞인 경고를 했다.
🍏 유전자 검사로 가짜 판별
전 세계에 '뉴턴의 사과나무'라고 주장하는 나무가 많다 보니, 영국 왕립학회에서는 유전자 지도를 만들어 진짜 후손인지 검증하기도 했다. 혈통이 확실한 나무만이 '공인된 후손'이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다.
1727년 3월 20일 오늘, 이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대발견을 한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영국 런던 인근의 켄싱턴(Kensington)에서 84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장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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