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만들어진 신』 ― 혐오는 어떻게 신의 이름을 빌리는가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은 단순히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이 겨냥하는 것은 신앙 그 자체가 아니라, 신앙이 혐오와 폭력을 정당화하는 방식이다.
뉴올리언스를 덮친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두고 “동성애자에 대한 신의 심판”이라 말한 목사,
장례식장 앞에서 “신은 당신을 지옥에서 고문하고 있다”고 외친 시위대.
이 장면들은 극단적인 예외가 아니라, 도킨스가 이 책에서 반복해서 경고하는 구조의 결과다.
『만들어진 신』은 묻는다.
왜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 앞에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가?
왜 그 혐오는 오히려 ‘의무’와 ‘정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가?
도킨스의 답은 명확하다. 비판에서 면제된 믿음은 언제든 폭력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의 뜻이라는 말은 토론을 끝내고, 질문을 봉쇄하며, 결국 인간의 고통을 보지 않게 만든다. 그 순간 신은 위로가 아니라 무기가 된다.
이 책이 불편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만들어진 신』은 우리에게 “무엇을 믿느냐”보다, “그 믿음이 누구를 해치고 있는가”를 먼저 보라고 요구한다. 신의 이름으로 누군가를 저주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신앙이 아니라 권력이며 혐오다.
📘 만들어진 신 (The God Delusion) 리처드 도킨스 저, 이한음 옮김, 김영사 출판, 20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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